'LG화학-SK이노' 배터리 최종 판결 또 연기 - 디일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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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로 미뤄져, 재차 연기는 이례적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EV)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일을 또 연기했다. 최종판결을 두 차례 연기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중함을 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6일(현시시간) 미국 ITC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일을 12월 10일로 다시 한번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최종판결일은 지난 10월 5일 한 차례 연기된 것이다.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언급되지 않았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미국 내에서 적지 않은 투자를 진행 중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번 판결을 통한 경제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기존 미시건 공장 외에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세웠다. 양사가 단계적으로 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SK이노베이션 조지아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 건설 중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투자액만 3조원이다. 향후 5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GM과 포드에 각각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ITC 최종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할 경우 포드는 전기차 배터리 수급에 치명타를 입는다. 미국 내 다른 배터리 생산 공장이 마땅치 않고 전기차 대중화로 다른 배터리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기차를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전기차 생산 공장 인력을 활용할 수 없게 되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ITC 최종판결과 관계없이 최종 재가는 대통령이 진행한다. 최근 미국에선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ITC 최종판결을 거부한 사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삼성전자와 애플 소송 외에는 없다.

양사는 ITC에서 3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이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침해 소송은 ITC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