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LG화학도 장갑 원료 수요 늘어 특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요 산업이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고무장갑 산업이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고무장갑의 65%를 생산하는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의료·위생용 고무장갑의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말레이시아에서 고무장갑을 팔아 억만장자가 된 사람만 5명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장갑 제조업체 ‘톱 글로브’의 림 위 차이 창업자는 올해 순자산이 25억달러(약 2조9700억원)로 늘었다. 말레이시아의 또 다른 장갑 제조업체인 리버스톤의 웡 틱 손 공동창업자도 최근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리버스톤의 주가가 지난 3월 이후 6배 뛰면서 그의 순자산은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로 증가했다. 말레이시아의 억만장자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코로나 사태로 고무장갑 산업에서 ‘벼락부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금호석유(011780)화학은 올 들어 의료·위생용 니트릴 장갑의 핵심 원료인 ‘NB라텍스(니트릴 부타디엔 라텍스)’의 판매가 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합성고무 소재인 NB라텍스는 얇으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 천연라텍스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NB라텍스 시장 점유율은 약 35%로 세계 1위다. 생산 규모는 연간 59만톤에 달하며, 회사는 올해 6만톤 증설을 통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원래 금호석유화학의 주력 제품은 타이어용 고무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지난 3~4월 완성차 업체들이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타이어 수요가 감소하자, 금호석유화학(011780)은 NB라텍스 생산 비중을 늘려 실적 방어에 나섰다. 발빠르게 대응한 덕에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분기 매출 1조263억원, 영업이익 1201억원으로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3월 4만원대로 최저점을 찍었던 주가는 얼마 전 10만원을 돌파했다.
LG화학(051910)도 말레이시아 화학업체 페트로나스 케미칼 그룹과 손잡고 NB라텍스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양사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니트릴 장갑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남부 펭게랑 석유화학단지에 연간 20만톤 규모의 NB라텍스 제조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상업가동이 목표다. 현재 LG화학은 여수공장에서 NB라텍스 연간 17만톤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 4월부터 중국 닝보 공장 인근에 NB라텍스 공장 증설 작업을 하고 있어 내년부터 연간 10만톤의 생산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손소독제 용기 등에 들어가는 소재의 수출도 늘어나 는 추세다. SK케미칼(285130)은 올해 들어 방역용 특수소재인 ‘스카이그린(PETG)’의 미국, 유럽, 중남미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PETG는 의료진이 쓰는 투명 안면보호대와 손소독제 용기의 주원료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지난 4~5월 두 달 동안 멕시코와 콜롬비아에 수출한 스카이그린 물량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5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August 28,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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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에 ‘라텍스 장갑’ 판매 급증…화학업계 증설 나섰다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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