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화학사고 주민들 불안에 잠 못 들어
지난 8월 11일(화) 오후 10시 7분께 구미 산동면 한 반도체 정밀세정공장에서 질산 누출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지난 7월 21일(화) 새벽, (주)KEC 구미사업장에서 트리클로로실란 누출사고가 발생한지 한달도 지나지 않아서 또다시 일어난 누출사고이다. 인명피해가 없어 천만다행이지만, 이로 인해 구미시민들은 또다시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내야 했다. 8년전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누출사고는 5명 사망, 18명 부상, 1만 1천여명의 주민들이 건강검진을 받는 등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피해가 컸었다. 구미불산누출사고는 이후 대한민국 화학사고대응체계를 다시 정비하는 계기가 될 만큼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화학물질 누출사고 대응시스템 점검 필요
구미시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지난 2015년 화학물질 누출사고 대응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최근 4월 LG디스플레이 4공장, 5월에는 6공장에서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발생했고,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난달에도 KEC 구미사업장에서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작년 7월 구미케미칼(GM케미칼)에서도 여소가스가 누출되어 26명이 치료를 받았다. 이처럼 화학물질 누출사고 대응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했지만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회사측의 대응 미숙 및 은폐, 작업자 부주의, 특히 노후화된 시설 등이 항시 사고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 알권리 중심의 화학물질 사고대응대체 마련 절실
화학물질사고는 그 피해 크기와 관계없이 발생경위와 사고대응체계를 주민들의 입장에서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KEC 구미사업장 화학물질 누출사고 당시에도 긴급재난문자와 안전안내문자를 뒤바꿔 보내는 등 관계기관의 대응은 미숙했다.
최근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 위험한 화학물질이 우리 주변 어디에 있는지, 만약 사고가 발생한다면 최대한의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를 주민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베이루트 사고가 심각했던 것은 주변 주민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보관실태와 그 위험성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민들의 참여와 알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현재의 시스템으로서는 대형 재난을 피할 수 없다.
전문가, 시민들의 참여 거부하고 기업과 관련업체 중심 행정 펴는 구미시
구미시는 현재 유해화학사고를 다루는 별도의 위원회조차 없다. 쓰레기문제 등을 심의하는 구미시환경정책위원회가 그 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그조차 1년에 한두번 열린 뿐이다. 그동안 지역시민단체와 외부전문가들이 수차례 요구했던 ‘화학물질관리위원회’의 구성은 해당 부서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지난해 환경부 화학사고 지역대비체계 구축 사업에 선정되어 받은 전문가 컨설팅 결과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위원회의 구성을 전문가들이 거듭 요구했지만, 구미시는 불필요하다며 거부했다.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기업과 관련업체 중심의 행정을 펴고 있는 것이다.
화학물질 전문가들의 의견 받아들여 대응체계 다시 구축해야
한 번의 큰 재해가 있기 전에, 그와 관련된 작은 사고들이 먼저 일어난다는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 법칙을 굳이 부연하지 않더라도 근간에 구미에서 발생한 화학물질사고들은 사고에 완벽한 대응이란 것은 있을 수 없으며 국내외의 모범적인 사례를 수없이 연구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대응체계를 더 단단히 해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구미시는 잇따른 사고에 현재 대응체계에 미흡한 부분은 없는지를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보다 시급한 일이 있는가?
August 13, 2020 at 09:19AM
https://ift.tt/2DXXdFm
구미건생지사, '잇따른 화학사고 시민들은 불안하다! 주민참여형 화학물질 사고대응체계 재구성 필요' - 구미일보
https://ift.tt/2MWtrC2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구미건생지사, '잇따른 화학사고 시민들은 불안하다! 주민참여형 화학물질 사고대응체계 재구성 필요' - 구미일보"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