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화학 업계가 고전하고 있지만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금호석유(011780))은 오히려 기회를 맞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싸움이 길어지면서 일회용 장갑, 손 소독제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일회용 장갑과 손 소독제 원료를 생산한다.
전문가들은 금호석유화학(011780)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계열 분리한 이후 10여년 만에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09년 추진된 계열 분리를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이 1984년 타계한 이후 20여년 간 삼남(三男) 박삼구 전(前)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사남(四男)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화합 경영’이 유지되다가 형제간 사이가 벌어지자,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박찬구 회장은 금호산업(002990)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대폭 늘리며 계열 분리를 추진했다.
이후 박삼구 전 회장과 박찬구 회장이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갈등을 겪었지만, 2015년 12월 대법원이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유화학은 별개의 그룹이라고 인정하며 법적으로도 계열 분리가 마무리됐다. 2010년부터 그룹을 독자적으로 경영해온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아래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등 계열사를 운영하며 그룹을 화학 전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반면 박찬구 회장은 코로나 사태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기업 오너가 됐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금호석유화학 영업이익이 57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7% 증가해 10년 래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최대주주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외아들 박철완 상무(10.00%)이고, 박찬구 회장이 6.69%, 그의 아들 박준경 상무가 7.17%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금호석유화학의 핵심 사업 부문은 타이어 원료인 합성고무(SBR)였지만, 최근 설비 전환을 통해 SBR 비중을 축소하고 NB라텍스 생산 비중을 늘렸다. 의료용 고무장갑의 주원료인 NB라텍스는 내구성, 내마모성, 인장강도, 색발현성이 우수한 데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없어 친환경적인 제품으로도 분류돼 천연라텍스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009년 NB라텍스 생산기술을 독자 개발해 상업 생산에 성공했고, 현재 세계 NB라텍스 시장 점유율 35%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 됐다.
금호석유화학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 역시 코로나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었다. 금호피앤비화학은 페놀·아세톤, BPA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중 아세톤은 손 세정제 원료인 IPA의 기초원료다. 흥국증권은 라텍스와 아세톤 수요 증가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이 최대 연간 13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미래 사업으로 전고체 전지 전극 바인더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전고체 바인더에 합성고무인 니트릴 부타디엔 고무(NBR)가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금호석유화학이 주목받고 있다.
김정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분기 금호석유화학 기업설명(IR) 자료를 보면 타이어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사라졌다"며 "니트릴 장갑, 위생재 등 완전히 포트폴리오 다각화 선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
July 14,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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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 분리 10년, 엇갈린 '형제 기업'…박찬구의 금호석유 '최대 실적' 예고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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