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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시론] 원격조정·무인화로 화학사고 대비해야 - 울산매일

scienceuna.blogspot.com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RUPI사업단장

‘산업도시 울산’ 유해화학물질 사고 사전대비 중요

 엔코아네트웍스㈜, 무인화·원격조정 시스템 개발
 신속한 오염물질 처리·안전한 대응 앞장서고 있어

2015년 화학물질관리법(이하 화관법) 시행 이후 화학사고 건수 및 피해가 그 이전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화관법 비대상 설비나 운송 과정에서는 상대적으로 화학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작년 울산 염포 부두의 한 선박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사고에 대해 울산 소방당국은 최적화된 대응장비와 시스템으로 대형화재를 성공적으로 진압했다. 이때 필자도 소방 영웅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화재사고 이후 적절한 방재시스템 부재로 선박 내 잔류 유해화학물질의 외부 누출을 막지 못했다. 소방 방재시스템과 비교해 유해화학물질 방재는 적합한 방재장비와 시스템 부재로 실패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예를 들어보겠다. 독자들도 또렷이 기억할 것이다. 2012년 9월에 발생한 경북 구미 A사의 불산 누출사고는 미흡한 초동대응으로 초기진압에 실패했다. 그 결과 재난 수준으로 확대돼 5명의 인명 피해와 18명 입원, 1만3,000여명 검진, 180 농가에서 91ha 이상 농작물 피해 등 약 1,0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역사상 국내 최악의 화학 재난사고로 기록됐다. 그러나 동일한 물질이 누출된 울산 B사의 경우엔 사고 발생 10분 후 화학 방재시스템을 통해 새는 곳으로부터 초기 확산을 막고 누출 부위의 밸브를 차단했다. 울산에선 아무런 인명 피해 없이 가스누출 발생 3일 후에는 공장이 정상적으로 재가동된 것이다.

왜 똑같은 물질이 누출됐는데 두 곳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을까. 바로 사전 준비성 차이다. B사의 경우 불산이 누출될 수 있는 사고 상황을 고려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를 사전에 구축했다. 그래서 사고 발생 후 신속하게 장비를 현장으로 이동해 초동대응을 잘함으로써 피해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산업이 고도화되고 급속히 발전할수록 그에 수반되는 다양한 환경 문제와 언제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화학사고를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울산과 같이 산업적으로 특화된 도시의 경우는 사전 대비는 더욱 중요하다.

울산에는 유해화학물질 사고에 특화돼 미리 준비하고 있는 민간 중소기업이 있다. 울산 남구 테크노산업단지에 소재하고 있는 ㈜엔코아네트웍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2009년 설립돼 2016년부터 화학사고 대응과 관련한 다채로운 연구를 진행한 결과, 2018년 12월 민간으로는 최초로 ‘화학사고 대응 기술센터’를 출범해 자체 운영 중이다. 화학사고 대응기술로 2019년 행정안전부 장관상과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해 환경 분야의 특화된 강소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좋은 기술과 제품 및 시스템을 더 이상 활용할 방도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해화학물질은 특성에 따라 고상, 액상, 기상으로 분류되며, 물질의 특성에 따라 누출 및 유출, 폭발, 화재, 독성 등 다양한 형태로 사고가 발생한다. 이 회사는 물질의 특성을 고려해 즉시 대응할 수 있는 6개의 이동형 방재 차량과 3기의 보조장비를 개발해 울산테크노산단을 중심으로 울산지역 산업단지와 연계한 화학사고 대응 서비스를 대비해왔다. 개발한 특수차량들은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유해화학물질의 특성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모바일과 웹 기반의 WCMS(화학물질사고 대응 종합 솔루션)에 따라 체계적으로 화학사고에 대응할 수 있다.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WCMS 프로그램을 통해 사고지역으로 화학사고 대응 특수 방재차량이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다. 또한 정확한 사고현장 정보를 통해 누출된 오염물질에 따른 선별적 차량 출동으로 신속한 오염물질 처리와 안전한 대응이 가능하다. 향후 울산 산업현장에 보다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5G 기반의 스마트통신 플랫폼 구축을 통한 실시간 사고현장 상황 전송 시스템과 VR/AR 기반의 원격 제어 시스템 및 전문가 자문그룹 영상 제공 시스템을 개발하려고 한다. 계획대로라면 무인화 및 원격조정이 가능해진다. 하루빨리 사고현장에 이런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재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민은 물론 목숨을 걸고 진입하는 소방대원 및 구조대원의 안전까지 보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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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6, 2020 at 08:3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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